RGM-79는 지난 주에 철원을 다녀왔습니다.
철원하면 어떤 분은 군 생활, 어떤 분은 궁예를 생각하시겠지요.
그러나 이곳은 지금도 살아숨쉬는 근현대의 한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한 번 돌아볼까요?
865년에 도선국사에 의해 설립되었다는 도피안사는
국보 63호 비로자나불로도 유명하지만
이곳은 철원애국단이라는 한 독립단체의 활동지로도 유명합니다.
1919년 8월 상해임정의 지원기구로 발족된 철원애국단의 회의지입니다.
첫 회의지는 철원면 중리의 김리교회 목사 박연서의 집에서 행해졌다고 하는데
그 집이 어디였는지는 찾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2차 회의를 연 곳이 이곳 도피안사입니다.
도피안사가 일제시대에는 지금의 모습과 달랐다고 합니다.
해방 후 군대가 인근에 주둔함에 따라 군 주도로 정비가 이루어졌죠.
(마침 방문한 날도 군인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이 회의를 연 곳은 아마 현재 지장보살상을 세우기 위해 조성중인 터로 보여집니다.
그곳에 계시는 분의 증언에 따르면 그 자리에 옛날에 초가집이 있었다는군요.
그런데 막상 그 자리는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에야 후회가 몰려오는군요.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박용만의 생가를 찾아나섰습니다.
박용만(1881~1928)은 1906년 미국 네브라스카 대학에서 정치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았고,
모교가 있는 네브라스카에서 농장을 세우고
한인 청년들을 모아 병학교를 설립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1912년 하와이 한인들의 요청으로 건너가 교민들의 중심으로 활동하며
다시 농장을 세우고 군사훈련을 함께 병행합니다.
나중에 3,1운동 직후 한성정부와 상해 임정의 초대 외무총장을 역임하지요.
하와이에서 계속 교육과 무장교육, 경제적 역량강화 등에 힘을 쏟지만
이승만을 초대한 후 오히려 그에게 배신당하여 축출당했죠.
(이승만은 뻐꾸기 짓으로 교민들을 분열시키고 차차 주도권을 잡아 박용만을 축축합니다)
이후 박용만은 북경으로 가서 독립자금을 모으는 활동을 하다
민족혁명당원인 이해명(본명 이구연, 1896~1950, 대구전투에서 북한군과 맞서 전사)에게 암살을 당했습니다.
그가 친일을 했다는 죄목이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일본의 교묘한 공작의 결과인듯합니다.
친일을 하는 것으로 오인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강원도에서 독립장 이상의 훈장을 받은 이가 30인,
그 중에서 가장 격이 높은 대통령장을 받은 이는 의병장인 유인석과 이은찬,
그리고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한 박용만 3인 밖에 없습니다.
독립장까지 합쳐서 철원 출신의 독립운동가는 그와 그의 5촌인 박건병 뿐입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이 살았던 곳에서 박용만, 박건병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박씨의 집성촌이라던 곳에 원주민은 간데 없고
외지인들로 가득차 있으며, 그들에 대해 아는 이는 없었습니다.
RGM-79가 가기 며칠 전 이를 안타까워 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철원신문 8월 11일자 기사 참조)
궁예, 폭군은 있어도 나라를 위해 몸바친 사람들은 설 곳이 없는 이상한 나라였습니다.
철원고에 세워진 애국선열추모비.
노산 이은상이 써서 다시 한번 놀란 눈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이날(8월 14일)은 폭염주의보였습니다.
이 앞에서 '나중에 서태지가 뮤직비디오 촬영한 곳으로 더 이름날지 몰라'했는데
아무도 웃지 않더군요.
눼, 더 시원하게 해주지 못해 미안했습니다.
같은 일행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돌렸습니다.
역사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건물입니다.
껍데기만 남았어도 잘 빠진 건물이죠.
그러나 이곳은 매우 악독한 인간들의 본거지였습니다.
고문과 살인의 현장입니다.
정말 서태지..농담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기를......바라는데
이 나라는 망상이 현실로 나타나는 곳이지요. -_-;;
다음 글에서는 홍천을 갈 것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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