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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sprey, 그리고 Men at Arms 시리즈

군사학, 전쟁사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오스프리(Osprey) 출판사의 이름은 들어보셨을 줄로 압니다.
영국의 전쟁사 전문 출판사로 여러 종류의 시리즈의 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저도 용산의 한 프라모델 상점에서 오스프리의 책을 처음 접했는데
지금 이야기할 책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Men at Arms 시리즈는 인류의 전쟁에서 군사제도, 특히 병사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장군들의 거대한 전략과 불꽃 튀기는 전투의 박진감을 전달하기 보다는
이름 그대로 군사제도는 어떻게 운영되었고
병사들은 어떤 장비를 사용했는가에 무게를 두고 있단 말입니다.
물론 역사에 해박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개괄적인 역사설명은 있지만
그게 중요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그거 지옹그의 다리라니깐요)


2. 책의 구성

원래 이 시리즈의 각 권은 얇은 편입니다.
그래서 본 책도 크리스 피어스가 집필한
Ancient Chinese Armies 1500~200 BC, Imperial Armies 1 200 BC~589,
Imperial Armies 2 590~1260, Medieval Chinese Armies 1260~1520,
Late Imperial Chinese Armies 1520~1840.
이 다섯 권을 합친 것입니다.

이 다섯 권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근대 시대의 중국군사사를
저자는 상~진한 교체기, 한~수의 통일, 수~남송의 멸망, 원~명 전반부, 명 후반부~청.
이렇게 5개 분기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국사의 시대구분은 교토학파의 설을 따르고 있으나
저자의 입장대로 보아도 좋을 듯한데
번역서에서는 좀 더 세분화하여 상ㆍ주ㆍ 춘추전국시대, 진ㆍ한ㆍ남북조시대,
수ㆍ당ㆍ5대10국시대, 송ㆍ요ㆍ서하ㆍ금시대, 원ㆍ명나라 전기,
명나라 후기ㆍ청시대로 나누었군요.
각 시대별 개관을 먼저 소개하고 당시의 군사제도를 설명하고
가장 특징적인 전투를 간략히 소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화끈한 전쟁이야기를 기대하신 분들에겐 실망스러울지 모르겠으나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전쟁의 장면보다
그 당시 군대가 어떻게 움직이며 어떤 장비를 택했는지 알고 싶은 분께는 좋을 듯합니다.


3. 이 책의 장점

오스프리의 이 시리즈의 특징은 병사들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일 겁니다.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전쟁사 책은
육사에서 발간한 “세계전쟁사” 식의 개설, 각각의 무기체계를 분석한 것,
지휘자의 역량에 관한 것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병사들에 무게를 둔 것은 1차대전 중 참호전을 다룬 책이나(또 한 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존 키건의 “전쟁의 얼굴”같은 책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입고 싸우는지 어떤 ‘모양’의 무기를 들고 싸우는 가에 대해
알고픈 사람들이 볼만한 책은 영어로 되어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웹 게시판에서 전쟁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연대표 혹은 작전판 매니아거나 어느 전차에 서스펜션은 뭔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뿐이고
설령 역사적으로 접근한다 하더라도 탁상공론식의 접근에 불과한데
이 책이 그에 대한 해결을 제시할 정도로 완벽하진 않다고 하여도
‘아하~! 이런 접근법이 있구나’라는 또하나의 시각은 제공할 수 있달까요.

또 하나 중국책의 영향인지 보기좋게 그려놓은 도판으로
당시 병사들은 이런 옷을 입었다라고 과시하는 책들이 종종 나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실제 출토된 유물이거나 남겨진 그림들을 토대로
사실감있는 도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플레닛미디어에서 Men at Arms의 40주년 기념판의 번역본을 출간하였습니다)

비록 중국사라고는 하나 우리의 무기체계, 군편제는 중국의 영향이 매우 컸음을 생각한다면
이 책도 좋은 참고 서적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공인 삼국시대를 봐도
고구려벽화에 나오는 고구려의 기병 갑옷이 북위 기병의 갑옷과 유사한 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죠.
물론 베끼기라기보다는 전쟁에 대한 개념을 공유하고 있었다라고 보는 게 맞겠지요.
중국과 우리나라의 지역차는 있지만 주요 적대국가가 겹치거나
서로 적대한 적이 많다보니 유사점이 많습니다.
최근들어 우리나라, 특히 조선의 무기체계에 대한 좋은 책이 나오고 있음을 볼 때
탁상공론, 동인녀의 망상 수준의 전쟁이야기보단
실재하는 전쟁이야기가 나오는 환경으로 바뀌기는 하나 봅니다.
우리도 이 책을 훨씬 뛰어넘는 책이 나오겠지요.


4. 뱀다리 : 전쟁으로 보는 한국사, 전쟁으로 보는 중국사

(이하 한국사, 중국사로 약칭)
전혀 다른 저자에 의해, 전혀 다른 의도로 만들어진 책이지만
출판사에서는 같은 시리즈처럼 묶어서 내었습니다.
시리즈인줄 알고 구매하신 분들께는 위로의 말씀을,
구매의향이 있으신 분들껜 좀 더 신중해지시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중국사는 장점들이 두드러진 좋은 책이었던 반면
한국사의 경우 펴자마자 선배와 동기 앞에서 입에 담기 힘든 욕을 한 책이었습니다.
충분히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유행에 편승해서 마구잡이로 쓴 책은 더 이상 나오면 안됩니다.
전쟁사라는 분야의 저변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책은 악화가 양화의 숨통을 조르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죠.
역사스페셜 흉내내는 것까진 좋았으나
무슨 우회돌격이 전술의 전부인양(좁은 회랑안에서도 우회한다는 발상에 항복)
어디서 멋만내는 그림을 따다 올린 것,
실재 전투의 양상을 왜곡한 것도 모자라 존재하지도 않는 전투까지 만들어낸 것.
이 책의 죄악은 열거하기도 힘듭니다.
왜 우리나라에서 ‘군사사’는 이렇게 왜곡되어가는 것인지 한탄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굳이 이 절망적인 책을 왜 여기에 적느냐 하면
그저 우리나라의 출판사에서 하나의 시리즈처럼 보이게 하였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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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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